‘AI 에이전트’가 사람의 몸을 고용하는 플랫폼이 있다. 등록 인원만 65만 명. 반려견 산책, 카페 리뷰, 전단 배포 등 AI가 쪼개고 사들이는 일감들은 뜻밖에 소박하다. 보는 눈, 걷는 다리, 맛보는 혀, 사람 사이의 따뜻한 교감 등 AI가 끝내 갖지 못한 것을 결국 사람에게서 빌리겠다는 것이다.

로봇공학자 모라벡은 일찍이 말했다. 체스는 기계에게 쉽고, 젓가락질은 어렵다고. 수억 년의 진화가 몸에 새겨진 감각과 돌봄은 코드로 옮겨지지 않는다. 그런데 현실은 거꾸로다. 대체하기 가장 어려운 노동이 가장 싸게 매겨진다. 미열이 오른 아이의 이마를 손등으로 짚는 일, 식사를 거부하는 노인과 눈을 맞추는 일이 오늘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 불리며 가장 낮은 임금의 자리에 머문다.

기계가 못하는 일이 가장 싸게 매겨지는 역설. 실은 AI 이전부터 훨씬 오래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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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윤의 노동과 삶] AI가 인간을 고용할 때


글. 이승윤 (중앙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본 글은 경향신문에 연재되는 칼럼을 소개하는 시리즈로 매달 업데이트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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